15년 우정 끝에 맺은 결실, 한 여배우의 인생 이야기
"아들이 가면 바로 따라가야겠다"는 어느 어머니의 절박한 고백이 있었습니다.
이는 아들이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던 시절, 의사가 이틀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절망적인 진단을 내렸을 때 나온 말이었습니다.
기적처럼 살아남은 아들은 몇 해 뒤 한 여배우와 결혼하게 됩니다.
두 사람의 인연은 무려 1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친구로 지낸 끝에 결실을 맺게 된 것이죠.
굴곡진 삶을 이겨낸 그녀, 임지은
배우 임지은은 1973년생으로 올해 53세가 되었습니다.
1990년대 중반 KBS 특채 연기자로 데뷔하여 탄탄한 조연으로 오랫동안 활동했으며, 2002년 MBC 연기대상 신인상, 2010년 SBS 연기대상 연속극 부문 여자 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복수는 나의 것', '바르게 살자',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으며, 드라마 '이산'에서는 정순왕후 역을 맡아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개그맨 고명환과의 운명적인 만남
임지은의 남편은 개그맨 고명환입니다.
두 사람은 1999년 한 코미디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며 첫 인연을 맺었지만, 당시에는 연인이 아닌 동료이자 친구로서 15년을 이어갔습니다.
고명환에게는 임지은을 만나기 전 결혼을 약속했던 다른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인연이 끝나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는 방송을 통해 "저 당시 결혼하기로 했던 여자친구와 헤어져서 술만 먹고 아무것도 못 먹었다."며 "공황장애처럼 집에도 못 들어갔다."고 당시의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한강에서 책을 읽으며 버티던 그는 목욕탕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삶의 의지를 다잡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몸을 만들고 3년이 지난 뒤, 다시 만난 사람이 바로 임지은이었다고 합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그, 그리고 어머니의 눈물
두 사람 앞에는 더 큰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005년, 고명환은 드라마 '해신' 촬영 후 이동 중에 15톤 트럭과 충돌하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는 뼈가 100군데 이상 부러지고 뇌출혈과 심장 출혈까지 겪으며 이틀 안에 사망할 수도 있는 위중한 상태였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유언을 작성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이었고, 개그맨으로서 한창 전성기를 보내던 시기였습니다.
그의 어머니 김입분 여사는 방송에서 당시 심정을 묻자 "나도 '아들이 가면 바로 따라가야겠다' 생각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다행히 고명환은 기적적으로 회복했고, 사고 이후 아침 여섯 시부터 책을 읽는 습관이 생기는 등 사람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15년의 기다림 끝에 맺어진 결혼, 그리고 세상의 시선
두 사람은 2014년 10월 11일, 15년의 기다림 끝에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결혼식 날 임지은은 "실감이 잘 안 난다. 기자분들 앞에 서 있는데 마치 드라마 촬영하는 것 같다."며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결혼해서 좋다. 잘 살겠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반응은 마냥 따뜻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고명환은 방송에서 당시 "임지은이 왜?"라는 말이 돌았고, 재벌이라는 소문까지 났다고 언급했습니다.
정작 두 사람은 마흔셋 동갑으로, 결코 이른 결혼은 아니었습니다.
네 번의 실패를 딛고 일어선 사업, 그리고 배우로서의 복귀
결혼 후 두 사람은 함께 메밀국수집을 열었습니다.
고명환의 사업 이력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감자탕집, 실내 포장마차, 골프장까지 네 번의 실패를 경험했지만, 책을 통해 공부한 끝에 연매출 10억 규모의 메밀국수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습니다.
임지은은 배우 활동과 함께 가게 일을 병행하며 MBN '모던 패밀리'를 통해 그 일상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임지은은 2026년 7월 6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일일드라마 '가족관계증명서'를 통해 안방극장에 복귀했습니다.
극 중 노래교실을 운영하는 밝고 명랑한 여자 노영주 역을 맡아 남편의 배신으로 깊은 상처를 입은 본부인 역할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임지은 곁에는 한의사 임사빈 역의 윤희석, 장남 차승현 역의 서도영, 차남 차승우 역의 전승빈이 함께 출연합니다.
앞서 올해 2월에는 U+모바일tv 드라마 '러브포비아'에도 출연하며 배우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이 없이 살아가는 삶, 그리고 희망
두 사람 사이에는 아이가 없습니다.
마흔셋에 결혼했기에 늦은 출발이기도 했습니다.
고명환은 방송에서 아이에 대해 주시면 감사하고, 안 주셔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임지은 또한 MBN '모던 패밀리'에서 아동 양육시설 봉사활동 후 "만약 우리 부부에게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면 신랑과 입양에 대해 한 번 이야기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꼭 갓난아기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15년을 돌아서 만난 사람,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사람, 그리고 그 두 사람이 지금 열두 해째 나란히 살고 있습니다.
저녁 일곱 시 오분이면, 우리는 그녀를 안방극장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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